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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2026.01.0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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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1년을 했고, 현재 석사 1학기 차인 석·박사 통합과정 학생입니다.

학부 때는 정말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연구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밤새 실험을 해도 힘들다는 생각보다 설렘이 더 컸고, 내가 이 길을 잘 선택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연구가 재미있지도 않고, 흥미도 거의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너무 힘듭니다.

주말도 거의 없고, 쉬는 날도 없이 아침에 출근해서 새벽에 퇴근하는 생활이 반복됩니다. 몸도 지치지만, 그보다 마음이 더 먼저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주변을 보면 친구들은 이미 취업해서 돈도 벌고, 여행도 다니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저는 제자리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저 사람들은 취업을 잘한 거고, 나는 과연 저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계속 듭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내가 연구의 진짜 맛을 몰라서 그런 걸까’, ‘조금만 더 버티면 괜찮아질까’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계속 강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힘든 문제는 제 우울증입니다.
저는 지금 제 자신을 너무 싫어합니다.
남들보다 명예롭고 싶다는 과욕에 눈이 멀어 이 길을 선택한 건 아닐까, 그래서 지금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제 자신이 너무 혐오스럽습니다.
동료들보다 훨씬 못한 것 같은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이런 비관적인 생각을 계속 반복하는 저라는 인간 자체가 견디기 힘듭니다.
차라리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없어지면 이 고통스러운 삶도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특히 새벽까지 실험을 하다가 집에 돌아올 때, 잠자리에 누웠을 때, 혹은 아무 일도 없는 일상 속에서 갑자기 밀려오는 공허함과 외로움이 너무 괴롭습니다.
그 공허함의 끝에는 항상 자기혐오와 자학이 따라옵니다.
이 감정들이 몇 달째 반복되고 있고, 어느 순간부터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자살에 대해서 실제로 방법을 떠올려보는 제 자신이 너무 무서워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과 누나의 얼굴 사진을 보면서, 만약 내가 죽는다면 우리 가족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를 상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겨우 스스로를 붙잡아 왔습니다.
결국 정신과에 가게 되었고, 지금은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글을 쓰는 것조차 제가 너무 나약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끈기도 없고, 비관적인 제가 과연 사회에 나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바에는 정말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또 그런 시도를 할 용기조차 없는 제 자신이 너무 혐오스럽습니다.

저는 지금 심해에 가라앉아 있는 느낌입니다.
숨을 쉬고는 있지만, 빛은 보이지 않고, 위로 올라갈 힘도 없는 상태입니다.

남들 앞에서 괜찮은 척, 우울하지 않은 척하는 것도 너무 힘듭니다.
제 동료들은 제가 이런 상태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예전에 선배가 “괜히 남들까지 걱정시키거나 피해 주지 말라”고 했던 말이 계속 머리에 남아 있어서, 더더욱 말을 못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혼나는 것도, 갈등도 너무 싫어하는 회피형 인간입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인간 말종,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부르게 됩니다.

분명 대학원에 오기 전의 저는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었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었으며,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지금은 가끔 진짜 웃음이 나올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예전에 행복했던 시절을 잠깐 떠올리는 순간일 뿐입니다.

이 상태가 계속되다 보니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집니다.
이성이 조금만 잘해줘도 괜히 마음이 커지고,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아무것도 아니게 끝나고, 다시 공허함과 마주하게 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라는 인간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짜…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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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개

2026.01.04

저도 1년찬데 비슷합니다 ㅜㅠ 너무 힘드시면 석사 전환하시는게 어떨까요 아니면 아예 자퇴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2026.01.04

괜찮아요 그러니 괜찮다고 생각해봐요
너무 아파하지 마십시요 아픔이 너무 지속되면 뇌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다시 한번 발 딛고 일어섰을 때, 지금의 아픔이 양분이 되려면 적절히 아파해야만합니다.
마냥 아픔에 파묻혀 있다가 시간이 지나 고개를 들어보면 너무 망가져있는 나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능이 떨어져버리게 되면 망가져 있는 내 모습을 인지하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딛고 일어날 미래의 나를 위해서 괜찮다고 생각하고, 점심시간에 틈내서 산책하고 업무 및 핸드폰 등 간섭이 일어나는 많은 것들을 내려두고 햇빛 받으면서 사유의 시간을 가지세요. 신체가 따뜻함을 느끼는 시간이 정말 중요합니다.
시간은 한방향으로만 흐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테지요. 그 끝이 행복할거라는 보장은 그 누구도 할 수 없겠지요. 다만 시기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이 있기에 때론 즐겁고 때론 힘들고 무너지다가 기회는 오고, 상승세를 타다가 또 무너져 내리는게 인생사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부서질 것 같다면 간이 의자하나 들고나가 따뜻한 태양아래 앉아있어보세요.
내일의 당신을 위해서 말이에요.

대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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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5

50대 박사 아줌마입니다.
글을 보고 화들짝 놀라 김박사넷에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앞날이 창창한데 삶을 포기하시면 안됩니다. 절대로요!!!

너무 힘드시면 석사 그만하세요.
괜찮습니다.
지금은 이게 전부인것 같아도 이길만 길이 아니에요.

20대면 아직 젊고, 연구가 맞지않는다면 다른쪽으로 시도해도 전혀 늦지 않은 나이입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이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인생을 포기할 생각은 이제 그만 버리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부모님 생각해서라도 앞으로는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힘내시고 용기를 내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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