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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질문, 책임지지 않는 태도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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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Z 세대를 바라보며 종종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저도 MZ 세대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며, 특정 세대를 하나의 성향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언제나 조심스러운 일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다만 여러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다 보니 일정한 경향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암묵적으로 공유되던 기준이 있었습니다.
실력이 부족하다면 열정으로 보완하고, 열정이 부족하다면 최소한 상황을 읽는 눈치라도 갖추어야 하며, 그마저 어렵다면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겸손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부족한 경우를 적지 않게 접하게 됩니다.

아직 역량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음에도, 배우는 과정에 대한 인내나 집요함은 부족한 반면 이해와 배려, 그리고 결과에 대한 인정은 기본값처럼 기대하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질문의 방식입니다.
질문이 점점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요?”가 아니라
“이거 해결해 주세요”,
“이거 가능한지 아닌지만 알려 주세요”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과정을 고민하거나 접근 방식을 함께 논의하려는 질문은 줄어들고,
가능/불가능, 정답/오답만을 빠르게 확인하려는 질문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는 단순히 질문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전개하고 판단을 유보하는 힘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입니다.

문제를 마주했을 때
‘어디서부터 접근할 수 있을지’,
‘어떤 가정이 필요한지’,
‘무엇이 불확실한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누군가가 대신 결론을 내려주기를 기다리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질문이 사고의 출발점이 아니라,
책임을 외부로 넘기는 도구처럼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더욱 분명해집니다.
과제는 탐색의 대상이 아니라
이미 스케치가 완성된 상태로 주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큰 방향만 제시되면 스스로 채워 나가기보다는,
단계별 설명과 구체적인 답안을 먼저 요구합니다.

크레파스는 물론이고, 어떤 색을 어디에 칠해야 하는지까지 정해주어야 움직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을 시도해보지 않으려는 태도’에 더 가깝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기 인식은 쉽게 왜곡됩니다.
도전을 충분히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거나,
반대로 근거 없이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실패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기준이 형성되지 않고,
그 결과 “저는 원래 이 정도 수준입니다” 혹은
“저는 애초에 잘 못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식의 단정으로 이어집니다.

두 경우 모두 편리한 결론입니다.
하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고,
다른 하나는 책임에서 한 발 물러난 자기합리화에 가깝습니다.

결국 핵심은 능력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역량은 시간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 스스로를 밀어 넣을 수 있는 태도입니다.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답을 요구하기 전에 생각을 시도해볼 수 있는지,
피드백을 판단이 아니라 자료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실력이 부족하다면 배울 수 있고,
열정이 부족하다면 관찰하며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마저 어렵다면, 최소한 겸손은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마지막 기준마저 사라질 때, 문제는 세대의 특성이 아니라 생각을 회피하는 태도 그 자체에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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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2026.01.12

공감함. 후배한테 논문 읽어와라, 어떤 논문 찾아와라 하면 티가 남.
AI가 아무리 요약 해줘도, 깊게 질문 들어가면 어버버 거림.

심지어 논문을 쓰고 초안 가져와서 이 문장은 무슨 의미로 썼냐 물어보면
GPT가 써줘서 잘 모르겠다라고 함.
환장하겠음. 그럼 문장 첨삭부터 레퍼런스 체크까지 다시 해야해서 작성 해온게 물거품임.

이게 MZ세대의 특징인진 모르겠으나, 확실한건 요즘이 이런 행태가 더 많다는 것임.

편리함을 제공하는 도구를 잘 써야하는데, 남발하고 있음.

대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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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3

공감합니다. 인내, 열정, 겸손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다고 느껴집니다. 환경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2026.01.15

공감합니다. 제가 쓴글인가 싶을 정도에요.
평소 제가 선배들께 도움받고 배운만큼 저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만 태도가 저러니 믾이 답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도와줬는데 (거의 제가 한 수준으로) 당연하게 여기고 또 해달라고 하는게 반복이네요. 심지어 기르치는게 선배의 의무인줄 알고 본인한테 잘 하라고 하더라고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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