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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사람들 얘기는 어디에도 없구나

202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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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하게 탑20으로 석사 안거치고 학부 졸업 직후 바로 박사로 나갔었다 (자연대). 하지만 나는 어리석게도 랭킹만 보고 내가 정말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은 제대로 하지 않았다. 비록 돈이 없어서 고년차 학생 두명 빼고 모두 TA로 간신히 버티는 처지인 랩이었으나 교수 인품도 훌륭하고 학생들도 모두 친절하고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거기서 못난건 나 하나였다. 결국 첫번째 퀄 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포절 작성 과정에서 내가 이 연구에 대해 아무 흥미도 아이디어도 없다는걸 깨닫고 포기하고 나왔다.

중도포기 후 한국에서 일년 지내면서 정말 나는 구제불능 낙오자라는 생각이 들며 자괴감에 빠져 지냈다. 나 빼고 모두가 사회에서 자기 몫, 1인분을 해내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스스로가 너무 한심했고 특히 부모님께 너무 죄송했다.

다행히 다시 미국에 갈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할 수 있었다.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이 생겨서 휴학처리를 해놓는 첫 학교는 당시 지도교수님께 교수님이 저를 이끌어주기위해 노력하신거에 정말 감사하나 제가 부족하여 결국 돌아가지 못하고 다른 길을 가겠다고 연락을 드렸다. 다행히 교수님은 이해해주셨고 추천서까지 써주셨다. 그리고 감사하게 못난 나를 받아주겠다는 랩도 찾았다.

전공을 바꾸어 (공대) 비록 랭킹은 자퇴한 학교에 비해 낮으나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진 곳으로 와서 우여곡절 끝에 연구 주제도 잡고 실험결과도 좋아서 첫 논문을 쓰고 있다. 최근에 나를 보러 미국에 오신 부모님은 자퇴한 학교에 있었던 시절에는 내 눈빛이 매우 불안정했는데 요즘은 많이 안정되어 보인다고 안심이 된다고 하셨다.

며칠 전에 우연히 링크드인을 통해 자퇴한 학교에서 같은 랩에 있었던 동기와 연락이 되었다. 알고보니 그 친구 포함 당시 랩에 있었던 사람들 전부 내가 나왔던 해에 졸업한 고년차들 외에는 결국 박사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나왔다더라. 이 소식을 듣고 당시에 내가 저 사람은 똑똑하고 일도 잘 되니까 나 같은 고통은 없겠지 했던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당시 내가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제대로 고민하지 않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것도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되었다.

그냥… 나 같이 못났지만 어떻게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번 얘기해보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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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2026.03.23

오잉, 결국 자기 좋아하는 연구를 찾고 일종의 성공을 한 셈이네요.

솔직히 노력하는 사람 중에 실패하는 사람은 아예 없습니다. 처음 기대했던 결과는 못낼 수 있어도 계속하면 그 언저리 다른결과라도 내거든요. 포기하는 경우에 실패를 하는데 그것도 노력이 부족하다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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